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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로드맵]/맛집리뷰

공주 맛집 매향, 막국수는 춘천이 아니고 공주다

by Ramrider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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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결론이다

너 다음에 한판 더 해
2명이서 몇 개 못시켜먹은게 억울하다 C...

'아, 이런 막국수도 있었나?' 싶었다. 지금까지 먹어봤던 막국수의 맛과도 다른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뿐만 아니라 편육무침도 자극적이지 않은데 계속 입에 들어갔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주변 테이블 사람들도 먹으면서 맛있다는 얘기들로 장내 소리가 가득 찬다. 자극적인 맛들에서 얼마 만에 느끼는 본연의 맛 들인가. 재료의 맛만 난다는 얘기는 아니다.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별 기대 없이 두 명이서 와서 몇 개 못 시켜 먹은 것이 한이다. 나는 매향에 가족들 데리고 몇 번 더 올 생각이다.
 

공주를 가는데 매향을 안 가봤어?

얼마 전에 회사 선배분께서 공주 주변이 고향이셔서 예전에 내가 공주에 놀러 갔다 온 얘기를 했다. 공주에 가서 유명한 밤빵집에 가서 밤빵과 밤음료들을 마시고 공산성을 다녀온 경험을 들려주었다. 그때 그 선배께서 '미리 물어보고 가지'라는 말과 함께 공주에 가면 매향을 가보라고 얘기를 주셨다. 그래서 매향 식당을 메모장에 적어두었는데, 이번에 공주에 캠핑을 갈 일이 있어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사실 막국수에 대한 내 생각은 이러했다. 매콤 달콤한 양념에, 보쌈이나 족발 같은 수육류와 같이 곁들여 먹는 대충 막 해서 먹는 게 막국수 아니겠는가 싶었다. 그렇듯 사실 나는 막국수에 기대가 없었으나 아내가 막국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방문 전에 저녁에나 가볍게 먹을 의도로 가게의 영업시간을 보다가 이곳이 맛집이긴 한가보다를 대번에 알았다. 11시~15시까지만 영업하다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영업자가 단 4시간 근무 타임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에 놀라움과 부러움의 감정이 갑자기 솟구쳐 올라왔다. 방문자 리뷰 숫자 1500대, 블로그 리뷰수 900대로 유명하지만 전국적인 유명 맛집은 아니지만 지역 내 유명한 맛집의 정도의 숫자수 정도로 느껴졌다. 어느 정도 맛집이라는 확신과 함께 점심에 방문해야겠다고 결정했다.

근본의 한자 활자 간판 입구, 나 맛집이요~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판매하는 음식을 광고하고있다(좌)/ 그에 반면 손님들이 얼마나 많이 질문했는지 질문을 정리해서 정문 바로 옆에 전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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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지방 노포 첫인상

그래도 웨이팅이 꽤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서 점심 피크시간을 아주 조금 벗어난 토요일 13시 즈음 매향을 방문하게 되었다. 일단 이 근방의 주차에 대해서부터 얘기를 좀 해야겠다. 주차는 도로변에 적당히 주차를 해야 하는데 이 주변에 도로는 좁고 차는 많아서 주차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나는 다행히도 금방 자리가 나서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들어섰으나, 떠날 때는 차들이 뒤얽히는 바람에 이 근방을 벗어나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어쨌든 전용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눈치껏 주차를 하고 들어왔다. 매향은 줄 서서 기다리는 웨이팅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오래 걸릴 것 같이 느껴질 수 있으나 회전이 굉장히 빠른 편이었다. 내 앞에는 3팀 정도의 웨이팅이 있었는데, 10분 좀 안되어서 착석했던 것 같다.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한데 어떤 날은 40분 기다려도 못 들어간 사람도 있다고 한다. 참고로 테이블이 4인석이 기본이기 때문에 5인 이상의 경우는 2 테이블은 빼야 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겠다. 첫인상은 독특했는데 매장 본실로 들어서면 엄청난 크기의 맷돌이 돌고 있다.

 
저렇게 까지 큰 맷돌을 손님들이 보이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한데, 이 매장에서 직접 메밀을 만들고 면을 뽑아낸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인테리어라고는 해놓은 것이 별로 없는 식당이다. 의자도 식탁도 각양각색이고 자리를 만들어 내었다는 느낌이다. 내가 착석한 곳은 마치 사람은 많은데 자리가 부족하니 부득이하게 창고로 사용했단 공간을 뷔페 식탁과 의자를 들여서 자리를 만들어 놓은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고 지저분할 것도 없긴 한데, 봄이다 보니 봄날의 햇살과 대비하여 창고 특유의 퀴퀴하고 어두운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긴 했다. 여느 지방의 오래된 맛집들의 인테리어들이 그러하듯, 이 집의 인테리어도 별반 차이가 없다. 사실 이런 지방 맛집에 깔끔한 인테리어까지 기대하고 가겠는가? 싶지만 식당을 고르더라도 TPO에 맞게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주문 방식만큼은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태블릿 주문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사장님을 몇 번이고 외칠 필요가 없어서 나는 좋았다. (사쵸 대기도 테이블링으로 좀 해주지 왜...)

아따 맛있게 말아드릴테니까~ 그냥 앉으쇼
현수막으로 걸어놓은 메뉴판(좌)/ 노포에서 가장 신입으로 보이는 태블릿 주문판(우)

 

주문 내역

비빔막국수 (12,000원)
편육무침 (18,000원)
편육무침, 플레이팅에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비빔 막국수, 보이는 것럼 생각보다 양념장이 진하지는 않다

 

동치미와 무절임, 애는 계속들어간다

대충 찾아보면 편육무침은 일단 베이스를 깔고, '면을 무엇으로 주문할까'가 사람들의 고민이다. 춘천식 막국수를 좋아하는 아내는 비빔막국수로 원했다. 나는 무침도 강하고 비빔 막국수도 강하니까 물막국수가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세워봤지만, 후기를 보면 여기 음식들이 자극적이지 않다는 평들이 많으니 문제없을 것이라며 비빔막국수로 진행시키라고 지시를 받았다. 실제로 물막국수를 주문 한 사람도 많아 보여, 머릿속에 말이 맴돌았지만 가슴에 묻어두기로 했다.

(아무리봐도 물막국수인데...ㅠㅠ)

 
반찬이 딱 2개다. 동치미와 무절임. 이 두 반찬을 먼저 입에 넣어보니 대충 이 집의 특색이 느껴졌다. 슴슴하구나. 근데 맛있다. 무의 쓴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러운 단맛이 배어 나온다. 그러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물리지도 않는다. 동치미 국물도 그러했다. 김치의 맛보다는 무 본연의 맛이 배어 나오는 국물이다. 언젠가부터 자극적인 요리들이 넘처나는 요즈음 요리들에 익숙해진 대중들에게 슴슴하면서 맛있구나를 느끼게 하려면 대체 어떤 노력이 들어간 걸까 싶었다.
 
편육무침이 먼저 나왔다. 맛은 매콤 달콤한데 들 깨의 고소한 맛도 함께 난다. 편육이라고 하니 장례식장에서 먹는 편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차돌박이? 불고기? 같은 식감과 맛에 더 가까운 느낌인데 중간중간의 식감은 편육의 느낌도 들었다.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데 참나물 향이 잡아주니 계속 입에 들어간다.
 
얼마 안 지나서 비빔막국수가 나왔다. 비주얼은 내가 아는 그 막국수였기 때문에 조화가 망했다고 생각했으나, 이것은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물론 물막국수랑 편육무침이랑 먹으면 더 조화로울 수도 있겠으나, 비빔막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어도 무리가 없었다. 그 정도로 비빔 막국수의 양념이 슴슴한 편. 한편에서는 익숙히 알고 있는 막국수의 양념과 갭이 커서 양념을 더 넣어서 드시는 분들도 있는지, 식탁 위에 양념장도 추가로 구비되어 있다. 나는 양념을 더 넣으면 이 맛의 밸런스가 깨질 것 같았다. 오히려 지금 이 상태가 메밀의 맛과 야채들의 맛이 느껴져서 좋았기 때문이다. 면을 가위로 자르지 않고 먹어서 그런지 메밀 특유의 질감도 나는 좋았다. 막국수는 막국수대로 편육무침은 편육 무침대로 좋았다. 같이 곁들여 먹어도 좋았고 따로 먹어도 좋았다. 참고로 보통 2인이 오면 막국수 2그릇에 편육무침 1개를 시키는 것을 많이 보았다. 개인적으로 권장량은 면요리 1그릇에 무침 1개가 적당히 기분 좋은 배부름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배부르게 먹고 싶다면 면요리 2그릇에 편육무침 1개가 맞아 보인다. 양 관련해서는 첫인상이 푸짐하다 이런 느낌까지는 아닌데, 적당한데 살짝 적어 보이긴 한다 라는 느낌이다. (사실 우리가 엄청 빨리 먹어서 그렇지 시간 지나면 사실 살짝 적어 보이는 것이 적정량임을 깨닫는다. 먹고 나서 많이 주문한 것을 깨닫는 것은 국룰이다.)
 
아 맛있으니까 말이 많아진다. 한 줄과 한 장의 사진으로 감상을 정리하겠다.

ㅅㅂ ㅈㄹ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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